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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사용이 저속 노화 비결?".. 모국어만 쓰면 가속 노화 위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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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규모 고령층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노화가 더 천천히 진행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개인의 건강·기능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생체·행동 기반 나이'를 실제 나이와 비교해 노화 속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약 2배 높았으며, 외국어를 1개 이상 사용하는 사람은 위험이 크게 낮았다. 또한 사용하는 언어 수가 많을수록 이러한 보호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럽 27개국의 51~90세 성인 8만 6,1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치매 진단 이력이 있는 사람은 제외됐다. 분석에는 기능 수행 능력, 교육 수준, 인지 기능, 신체활동, 스스로 평가한 건강 수준, 수면 문제, 고혈압·당뇨병 등 심혈관·대사질환, 시력·청력 저하, 체중 상태 등 다양한 변수가 포함됐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예상 나이'를 추정한 뒤 실제 나이와의 차이를 비교해 노화가 빠른지 혹은 늦은지를 판단했다.

연구 결과, 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들은 여러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노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약 2.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외국어를 최소 1개 이상 사용하는 사람들은 위험이 약 49%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외국어 사용 개수가 늘어날수록 위험 감소 폭도 커졌으며, 외국어를 2개 또는 3개 이상 사용하는 경우 전반적인 기능·인지 능력 유지에 더욱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적 기간 동안 새롭게 '빠른 노화'가 발생하는지를 평가한 종단 분석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노화가 더 빨라질 위험이 약 1.43배 높았다. 이에 반해 외국어를 1개 이상 사용하는 다국어 화자는 위험이 약 30%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다국어 사용이 현재뿐 아니라 향후 노화 속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보호요인임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다국어 사용 효과가 실제 언어 사용 때문인지, 혹은 국가별 사회·경제·환경 조건 차이에 의한 결과인지 검토하기 위해 소득 불평등, 성 불평등, 정치·제도적 환경, 이민 규모, 공용어 수, 지역사회 언어 다양성 등 다양한 국가 수준 지표를 보정했다. 보정 후에도 대부분의 분석에서 다국어 사용의 보호 효과는 유지됐고, 일부 조건에서는 보호 효과가 더 강해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여러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뇌가 다양한 언어 체계를 전환하고 조절하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러한 자극이 인지 기능을 지탱하는 '신경가소성'을 강화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아구스틴 이바녜스(agustín ibáñez)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경험은 다양한 사회·정치·문화적 환경을 넘어 전반적인 노화 속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보호요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국어 사용을 공중 보건과 교육 체계에 포함하는 것은 건강한 노화를 증진하고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multilingualism protects against accelerated aging in cross-sectional and longitudinal analyses of 27 european countries, 다국어 사용은 가속 노화를 늦추는 보호 효과를 보인다: 27개 유럽 국가의 단면·종단 분석)은 2025년 11월 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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